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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골프일기

골프를 시작하다 : 1달차 (첫 스크린 나들이)

by *빛나는숲* 2023. 3. 12.

* 골프를 시작하고 한달이 지났을 무렵 친구을 만났다.

 

이 친구는 여태 골프를 한번도 쳐본적이 없는 친구다.

이 친구 역시 회사에서 왜 골프를 치지 않냐는 압박을 대놓고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친구 회사의 오너와 경영진이 골프를 무척이나 사랑한다는... ㅜㅜ

그냥 막연히 골프가 거부감이 들어서 싫다던 친구는 내가 골프를 시작했다는 것에 기대를 하는것 같았다. 나랑 같이 치면 본인도 흥미를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무튼 골린이라고 하기도 뭣한 둘이 만나서 스크린에 갔다.

 

나 : 여성용 시니어 채로 1달 휘두름

친구 : 골프 처본적 없음

 

난생 처음 가는 스크린..

그래도 나는 공은 때릴 수 있었기 때문에 무경험자인 친구를 충분히 이길 수 있을거라는 확신에 차있었다.

첫 샷을 하기 전까지는...

 

그날 스크린 골프장에서 대여해주는 하우스클럽이 골프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정말 좋은 채 같았다

(훗날 다른 스크린에 갔을때 쓰레기에 가까운 하우스 클럽들을 보고 새삼 확인했다)

 

처음으로 남자용 드라이버를 휘두르는 데... 치면 OB..

드라이버도 뒤땅이 난다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혼자 연습할 때는 한번도 없었던 일이었다..

뽕샷, 뱀샷, 탑볼, 돼지꼬리, 슬라이스..

골프에서 할 수 있는 나쁜 짓은 다 보여줬다.

 

충격과 공포가 밀려왔다...

아니 왜...

혼자 연습장에서 칠때는 볼은 때렸는데..

 

드라이버 티샷부터 망테크를 타니까 당연히 세컨을 우드를 쳐야 하는데 나는 그때까지 우드를 한번도 쳐본적이 없었다.. ㅋㅋㅋ

 

근데 우드 이거 정말 더럽게 안맞는다.

공포 그 자체다.. 페이스가 왜케 작아??

이걸로 어케 공을 때리지??

 

겨우 겨우 그린에 볼 올려 놓고 퍼팅 한번 실패하면 더블보기로 홀 종료..

파5는 온 그린도 못하고 더블보기..

 

전반전이 끝나고 둘다 9홀까지 모조리 더블보기.. ㅋㅋ

 

후반 라운드 시작하고 자존심 내려놓고 ㅋㅋ 어깨에 힘을 빼고 공을 맞추는데 주력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드라이버와 우드로는 여전히 공을 때릴 수 조차 없었다.

진짜 말이 안나왔다..

와.. 살살치는데도 공이 안맞네??

아.. 제발 7번 아이언 칠 기회 좀 주라..

 

 

후반 라운드에서 내가 피칭웨지를 몇번 기가 막히게 잘 쳐서 보기, 트리플 보기를 기록하면서 5타 차이로 생전 처음 골프 치는 친구를 이길 수 있었다. ㅜㅜㅋ

 

사람감각이 참 무서운 게..

물론 당시에는 몰랐지만 내가 왜 피칭웨지는 유일하게 잘 쳤을까 생각해보니..

 

내가 여자채 7번 아이언을 계속 휘둘러서 연습을 했기 때문에 남차채 피칭웨지랑 길이가 최대한 비슷하지 않았을까?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리고 채 길이가 조금만 바뀌어도 공 조차 때릴 수 없는 스스로를 보면서 시작부터 글러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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