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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골프일기

골프를 시작하다 : 3주차 일기(그립 이야기)

by *빛나는숲* 2023. 3. 12.

아파트 골프장에서 할머니용 골프채를 휘둘르면서 시작한 골프..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 내 골프에 대한 길을 몇가지
세워뒀었다.
 
1. 장비는 반드시 가성비 좋은 중고로 장만한다.
2. 비거리에 욕심내지 말고 생각한 대로 보낼 수 있는 스윙을 연습한다.
3. 라운딩 비용 10만원으로 내려오기 전에는 필드에 나가지 말고 스크린 정도만 즐긴다.
 
1,3번은 잘 지키고 있으나 2번은 골프시작 둘째날 부터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었다.


- 골프 시작 둘째날

 
이날 부터 슬슬 공이 맞기 시작했다.
여전히 왼손잡이의 우타 스윙은 슬랩스틱 개그 그 자체였을 것이나 어쨌든 공은 때리기 시작했다.
사나이 가는길에 똑딱이 따윈 없다는 깡다구로 들입다 풀스윙 도전..
 
뒤땅
슬라이스
뒤땅
슬라이스
 
뒤땅을 얼마나 쳤는지 골프를 친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땐 갈비뼈가 아파서 숨을 못쉴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골프 시작 일주일 만에 열흘을 쉬었다..
갈비뼈에 아마도 실금이 갔던거 같다..
한달하고도 보름이 더 지나서야 그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오늘로써 골프를 시작한지 딱 두달..
솔직히 골프가 이렇게 재밌는 건지 몰랐다.
정타 때리는 소리와 손맛이 기가 막히다..
 
무엇보다 놀라운건 운동량이다..
매일 아파트 연습장에서 두시간씩 꼬박꼬박 연습을 하니까 두달 동안 3킬로 정도 몸무게가 줄었다.
먹는건 하나도 줄이지 않았음에도 체중이 빠진다는 것은 상당한 운동량임을 알 수있다.
왜냐하면 먹는걸 줄이지 않으면 운동만으로 절대 살이 안빠지기 때문이다..
 
골프시작 일주일 만에 연이은 뒤땅에 의한 타격감으로 갈비뼈의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휴식에 들어갔다.
운동을 쉬면서 골프 레슨 영상을 본격적으로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어드레스
백스윙
릴리스
힙턴
같이 들으면 알 수 있는 용어들 말고
 

슬라이스
코킹
힌지
샬로윙
지면반력
등등 생소한 용어들이 뭔지 배웠다


문제점1. 그립
 
일단 그립이 너무 나도 엉성했다.
그리고 얼마나 채를 꽉 쥐고 쳤는지 손가락에 관절염 걸릴것 같았다.
 
지금도 그립은 너무 어렵다.
골프채 그립이 나쁜건지 내 장갑이 너무 싸구려라서 그런건지..
내 손이 똥손이라서 그런건지..
 
아무튼 그립 영상부터 모조리 찾아봤다.
근데 이게 프로들 마다 하는 말이 살짝 살짝 다 다르다..
 
채를 쥐었을때 공간을 남기란 사람도 있고
빈틈없이 잡으라는 사람도 있고
손가락으로 말아 쥐라는 사람도 있고
사선으로 쥐라는 사람도 있고
스트롱 그립으로 잡으라는 사람도 있고
내추럴 그립으로 잡으라는 사람도 있고..
채를 진짜 계란 쥐듯 힘 주지 말라는 사람도 있고
적당히 힘을 주고 꽉 잡으라는 사람도 있고
 
이런 중구난방의 의견에 대한 내 결론은
정답은 없으니 니가 스스로 찾으라는 거다 ㅋㅋㅋ
 
다만 여러 프로들이 말하는 공통 분모들만 츄려보면
 
1. 위크 그립은 잡지 마라
왜냐하면 아무도 추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2. 왼손 손날 부분의 두툼한 살에 걸리게 잡는다
다수의 프로들이 이것을 6번째 손가락으로 지칭함
 
3. 왼손과 오른손 사이에 틈을 주지 말아라
베이스볼 그립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
 
4. 양손 모두 엄지와 검지 사이를 최대한 붙여라
이걸 붙여야 채가 따로 놀지 않는다.
 
위 4가지는 지키는 것이 유리하더라는 결론.


* 내가 나보다 늦은 골린이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그립의 완성은 구력이 늘어야 답을 찾을 수 있으므로 골린이 단계에서 그립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것
 
2. 어떤 그립을 잡든 절대 힘주지 말것
약간 빚맞는 찜찜한 느낌이 들더라도 살살 잡는것을 추천함..
거의 골프 입문 단계에서 힘 줘서 잡아 며칠 치다보면 손가락 마비오는 걸 경험함..
 
3. 어떤 그립이든 결정했으면 3일은 참고 그 그립을 유지한다.
한두번 쳐보고 그립 바꾸고
또 쳐보고 그립 바꾸고..바꾸고..
솔직히 이런식으로 하면 골프가 늘지 않을 거라는 건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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