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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거래일지

[투기론] 투기거래와 연금술

by *빛나는숲* 2023. 3. 11.

* 인생도, 주식시장도 연금술이다

 

세상 어떤 재료와 방법으로도 금을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당시 연금술사들은 답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평생을 바쳐서 연구했을 것이다.

 

내가 처음 주식을 시작하던 2003년의 대한민국 주식시장 분위기가 그랬다.

 

마치 차트 속에 무슨 마법의 주문이라도 숨겨놓은 것처럼,

무협지에서나 볼법한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으로 사람들은 저마다 무슨 비법, 비밀, 비기를 찾는다고 헛발질을 하고 있었고,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나는 나의 20대에,

주식시장에 있는 모든 이론을 공부했다

기술적 분석에 대한 끝을 봤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나만큼 공부하지는 않았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게 나의 연금술이었다.

신기루 같은,

일장춘몽 같은,

애초부터 답이 없었던 문제에 해답을 찾으려는 맨땅의 헤딩 같은...

 

겨우 주식시장에 대한 최대한 정답에 가까운 오답을 하나 찾는다면..

에드윈 르페브르가 쓴 제시 리버모어의 일대기 소설

Reminiscence of a stock operator의 한 구절을 인용할 수밖에 없다.

 

올드 터키 영감의 너그럽고도 단호한 그 대사..

"지금은 절대 팔 수 없네,

자네도 알다시피 지금은 강세장일세!!"

 

아.. 이 대사의 전율을 느끼려고 그렇게 많은 공부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이었나..🤦🙈

 


* 이제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주식시장에 연금술은 없다.

100%를 보장하는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차트 안에 무슨 비밀이나

절대 내공의 고수만 알고 있는 필살의 살초라든가

암튼, 그딴 거 1도 없다 ㅋㅋㅋ

 

불과 20년 전엔 모두가 그런 게 있다고 믿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어지는가?? 🤣😳

설마 아직도 그런 게 있다고 믿고 있는 누군가 있다면, 나만큼이나 이 분야에 재능이 없다는 증거...


* 연금술의 결과는 근대 화학의 시작

 

근대 화학의 시작이 연금술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금을 만들려던 헛발질이

마냥 헛발질은 아니라는..

인생의 아이러니.

 

차트를 분석하고 기술적분석으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사생결단의 자세로 청춘을 바친 내가..

금을 만들겠다고 도전하던 연금술사 같아 보였다.

 

결국 기술적 분석의 끝을 보고 나서야

이게 답이 아니고

돈을 벌어다 주는 건,

확률과 리스크에 대한 분명한 이해와

자금 관리라는 답을 찾은 거


* 아쉽게도 재능이 1도 없었다.

 

원래부터 나는 유전자, 재능이 후천적 환경과 노력보다 강력하다고 믿었다.

노력조차도 타고난 재능이라고 믿는다.

 

나는 항상 나 자신에게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던 거 같다.

공부도 한 끗이 모자랐고

예체능도 한 끗이 모자라고

그렇다고 다 포기하고 막살자니 가진 게

좀 아깝기도 하고...

막상 세상에 나가서 뭘 해보려니 가장 중요한 끈기와 인내가 없고...

 

어설프게 한 다리씩 담가진 거 말고,

차라리 한 분야에 특출난 뭔가가 있었기를 바랐다.

 

뒤늦게 골프를 치고 나서 그토록 원하던 재능의 맛을 보고 나서..

타고난 재능과 유전에 대한 내 가설은 확신에 가까워졌다.

 

그렇게 따지자면 나는 주식투자에 1도 재능이 없다.

정말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트레이딩을 못한다 😨🤦

그래서 재능이 1도 없는 이의 생존을 위한 눈물겨운 사투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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